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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11:27

  • 박스기사 > 연재-이서빈 시인

8월처럼 살고 싶다/ 靑民 박철언

환경시 특집

기사입력 2026-08-0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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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처럼 살고 싶다/ 靑民 박철언

 

이글거리는 태양아래

영혼마저 태우는 듯한 열기

8월에는 새롭게 시작하고 싶다

 

울창한 진초록이 한창인데

애처로운 매미 소리 속에

약동하는 푸른 생명체들을 보면서

환희에 젖어 떨리는 가슴으로

8월처럼 살고 싶다

 

지난날의 추위와 어둠을 덮고

갈등에 일그러진 영혼들을

싱그러운 숲과 침묵의 바다로

세탁하고 싶다

 

성숙의 가을을 예비하면서

 

향기로운 땀을 흘리며

일하고 노래하며 뜨겁게 살고 싶다

 

녹음처럼 그 깊어감이 아름다운

8월에는 가끔씩 소나기가 찾아와

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

 

 

 

폭염, 어디 쯤일까/ 靑民 박철언

 

태양이 불고 있는 풍선으로 뜬 지구

둥근 한증막에 갇힌 숨소리들이

낭떠러지로 구르는 듯한 더위

 

엿가락 늘어지듯 이탈되는 의식들이

자꾸 허방을 딛는 한낮

빛깔도 속성도 놔버리고 싶어

휘어져 까무러치는 이름들

어디에서부터 엉켜

내려가는 바닥을 잊어버린 걸까

문명이 밟아버린 생태계가 아찔하다

 

땡볕 폭염으로, 점점

갈 길 어지러운 갈증과 두통

지금은 더위의 어디쯤일까

 

 

 

7월과 이육사/ 靑民 박철언

 

아아!

264*

청포도와 푸른바다

흰 돛단배와 하이얀 모시수건

낭만파 서정시인이라가 보다는

끼니거리를 걱정하고 잠잘 곳조차

마땅치 않은 채

열일곱 번이나 투옥 당했던

열렬한 행동파 독립운동가

 

해방 17개월 앞두고

베이징 형무소에서 39세를 일기로

애절하게 순국하다니!

7월이면

죽는 날까지 조국 독립의 꿈 뿐이었던

그 님이 생각 납니다

가슴 아프게!

 

*감옥에 있을 때 수인번호

 

 

 

박철언 시인의 시는 시간·문명·역사라는 세 층위를 씨줄 날줄로 엮어 인간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묻는 인간의 원초적 본능에 대한 질문으로 읽힌다.

 

특히 장관이라는 공적 위치에서 나라를 위해 늘 유서를 써 놓고 죽음과 삶을 넘나들어야 했던 치열한 시간을 견뎌낸 후에 쓰였다는 사실이 가슴을 아리게 한다.

그 모진 생사를 넘나들면서도 권력의 언어가 아니라 삶과 시대를 성찰하는 언어로 이동하는 시를 썼다는 것은 감히 겪어보지 못한 우리가 논할 수 있는 것이 못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에 관심이 많아 대하소설 17권을 쓴 저자로서 존경스러움을 담아 쓰지 않는다는 건 이 시대를 사는 시인으로 직무유기를 한다는 생각에서 평을 해 보기로 한다.

 

8월처럼 살고 싶다에서 8월은 인간의 윤리를 말하는 것이다.

가장 뜨거운 계절이면서도 동시에 가을의 성숙을 준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인은 영혼마저 태우는 듯한 열기를 두려움의 대상으로 보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시작을 위한 정화의 불길로 받아들인다. 이런 문구는 그렇게 나라를 위해 영혼을 태우는 삶을 살아보았기에 가능한 표현일 것이다.

갈등에 일그러진 영혼을/ 숲과 침묵의 바다로/ 세탁하고 싶다는 구절은 단순한 구절이 아니다.

정치는 본래 공동체를 조화롭게 만드는 기술이어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끊임없는 갈등과 분열을 낳는다. 이때 시인은 이념이 아니라 자연을 통해 회복을 모색하고 싶었으리라. 이는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스피노자적 사유와 맥이 닿아 있다.

자연은 적이 아니라 인간을 다시 인간답게 만드는 근원이라는 걸 너무도 잘 알기에 시인은 자연스럽게 이미지로 가져다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목마른 이들에게 감로수가 되게 하소서.’

이 한 문장 앞에 숙연해진다.

자신보다 타인의 생명을 적시는 정신이 투명하게 보인다.

정치란 결국 타인의 삶을 책임지는 윤리라는 오래된 명제를 자연스럽게 환기하는 시인의 품격이 그대로 보이는 시구다.

 

또한폭염, 어디쯤일까는 앞선 시와 정반대의 상상력으로 온도가 아니라 문명의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태양이 불고 있는 풍선으로 뜬 지구는 초현실에 가까우나 그 낯섦이 현대 문명의 균열을 드러내며 세계는 더 이상 단단한 행성이 아니라 언제 터질지 모르는 풍선이 된다니 아찔하고 섬뜩하다.

엿가락 늘어지듯 이탈되는 의식들이/ 자꾸 허방을 딛는 한낮/ 빛깔도 속성도 놔버리고 싶어/ 휘어져 까무러치는 이름들여기서 시인은 붕괴를 말하지 않고 언어 자체를 무너뜨려 의식의 붕괴를 체험하게 만든다.

허방을 딛는 것은 발이 아니라 자아라고 말하고 있다.

어디에서부터 엉켜/ 내려가는 바닥을 잊어버린 걸까/ 문명이 밟아버린 생태계가 아찔하다더위는 생명의 환희가 아니라 문명의 병리다.

이 표현은 폭염을 단순한 계절 현상이 아니라 인간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경종을 울리고 있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는 무더위에 시인은 이 더위가 문명이 만든 병리로 진단하고 인간이 자연을 정복했다고 믿었지만, 결국 자연의 질서를 무너뜨리며 스스로를 위기로 몰아넣었다고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땡볕 폭염으로, 점점/ 갈 길 어지러운 갈증과 두통은 개인의 증상이면서 동시에 문명이 병들게 한 지구의 아픔을 대신하고 있다.

 

지금은 더위의 어디쯤일까라는 마지막 질문은 인류가 파국으로 향하는 길의 어느 지점에 서 있는지를 묻는 철학적 질문이다.

 

7월과 이육사에서는 계절과 역사를 이어 아리고 슬픈 과거를 소환한다.

이 시는 역사를 통해 인간의 존엄을 묻는다.

이육사는 청포도와 청춘의 서정을 노래한 시인이면서 동시에 열일곱 번 투옥된 독립운동가였다.

시인은 그를 낭만파 서정시인이 아니라 열렬한 행동파 독립운동가로 다시 불러낸다.

이는 매우 중요한 정치 철학적이고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자산이다.

정치가 권력을 획득하는 기술이 아니라 화합하고 융합하며 공동체의 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다 죽은 인물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시 속의 애도는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오늘의 정치가 잃어버린 윤리를 향한 질타인지도 모른다.

 

시인은8월처럼 살고 싶다시처럼 열정적인 삶을 사는 분이다.

폭염, 어디쯤일까는 문명의 과열을 되돌아 반성해야만 한다는 경고이며

7월과 이육사는 조국의 독립을 위해 불꽃처럼 살다 간 선조들의 영혼을 소환해 애도하는 시다.

시인은 나라를 위해 치열하게 살며 생사를 넘나들던 시절을 기억하며 시를 써서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한다.

뜨거움이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문명을 병들게도 하며,

역사를 움직이는 숭고함이 되기도 하는

외형은 계절과 자연을 빌렸지만, 그 내부에는 하나같이 매우 인문학적이며 철학적이며 역사적인 정신으로 일관된 질문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던지고 있다.

 

오늘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무엇을 위해 뜨겁게 살아야 하는가?

자연을 회복시키는 뜨거움인가?

문명을 파괴하는 뜨거움인가?

아니면 이육사처럼 자신의 시대를 밝히는 뜨거움인가?

이 질문의 중심축이다.

결국, 이 작품들이 말하는 것은 하나다.

 

계절을 잃은 사회는 아무리 발전해도 문명이라 부를 수 없다는 큰 가르침으로

진정한 자의식과

적확한 언어를 찾아

깊은 사유와 긴밀한 관계성을 중량감 있게 배치하여

인간의 소중한 정신적 가치와 참다운 길을 안내하고 있다.

 

밝은 미래 사회의 지평을 열어가는 시인의 시는

서정보다 깊고, 정치보다 넓으며, 철학보다 오래 남아 인구에 회자될 것이다.

 

평론 이서빈

 

 

 

# 박철언 시인 약력

박철언 시인

*) 정무장관, 체육청소년부 장관

*) 3선 국회의원

*) 대통령 정책보좌관 검사관

*순수문학 등림

*서포문학대상, 영랑문학 대상, 순수문학 대상, 세계문학 대상, 김소월문학상 본상, 한국 문학사를 빛낸 문인 대상, 윤동주 문학상

*시집:왜 사느냐고 물으면10

 

# 이서빈 시인 약력

경북 영주 출생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 : 달의 이동 경로」 「함께, 울컥」 「올챙이를 산란하는 비요일

창의력 사전다수

한국 문인 협회 인성교육 개발위원

한국 펜클럽 회원

시인뉴스. 모던포엠. 스토리문학 편집위원

대하소설 소백산맥영주신문 연재하고 17권 완간

주소: 서울시 중랑구 겸재로 5487, 1101호 우)02208

이메일: happyjy8901@hanmail.net

 

권대현 (youngju@new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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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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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0
  • 이 옥
    2026- 08- 04 삭제

    인간이 자연의 일부라는 스피노자적 사유와 맥이 맞닿아있는 <8월처럼 살고 싶다> 문명이 병들게 한 지구의 아픔을 표현한 <폭염, 어디쯤일까> 나라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시 <7월과 이육사> 삶과 시대를 성찰하는 언어로 쓰신 시 세 편 인문학적이면서 철학적인 시 꼼꼼 읽어보고 많이 배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