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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7 11:24

  • 박스기사 > 연재-이서빈 시인

길위를 흐르는 초침 / 정구민

이서빈이 읽은 감성시

기사입력 2026-03-30 11:13 수정 2026-04-0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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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위를 흐르는 초침 / 정구민

 

바람 깁는 새소리

초록별이 반짝인다

 

흔들리는 여분으로 부여한 수명

낙엽쓸어 모으는 등굽은 추석하늘

 

흙담아래 달그림자 울음

뚝뚝

그칠줄도 멈출줄도

막을수도 끊어버릴 수도 없어

흐르기만 하는 눈물강

 

푸른잎 둥둥 떠가는데

서러운 사진 한 장 나뭇가지에 걸려있고

투명 유리에 초록으로 서있는 푸른혈기

가시나무새 안주머니 가족사진

하루가 갓길에서 머뭇거리네

 

자연씨 글씨 초석

버들치 지느러미 살래말래 말래살래

산간계곡 푸른눈치 기록

초원 초침 촛불 초월해

앞서 걷는 눈초리

 

 

 

부비는 것들 / 정구민

 

영롱함 매달고 햇살 흔드는 풀잎

달빛 발효 시키는 어둠

마음 한자락 숙성 하는데 얼마나 걸릴까?

 

물의 흐름

바람의 말

모두 숙성되고 있는 중

 

밤낮 없는 휴대폰 정보

서로 금을 긋고 금을 지우고

 

약육강식

개체수 격감

동식물

숙성된 정보

 

산푸른 부전나비

북방 거꾸로 여덟 팔나비

나비세상 부비는 것들

온세상 친환경 나비효과

비가 처연히 물려 퍼지면

둥둥둥 땅 숨소리

하얗게 머리를 들고

푸른골짝 부비는 흙집

새씨앗 전세상 심는 온기

 

푸른들 농작물배양 국력배양 세균배양

초석에 새긴 일심 정기 영세불망(永世不忘)

 

 

 

바다부레/ 정구민

 

근원이란 어항에서 헤엄치는 비린내

태워도 연기나지 않는 하얀언덕길

손발가락 흔들며

시린 철조망에 걸어놓은 젖은눈물

 

물고기비늘 화석 어루만지며 지나가는 햇살

 

통찰하던 문장 누룩이란 글자를 청국장 띄우듯 꾹꾹 누른다

 

고단함이 쌓아 올린 돌탑 그림자

첨벙첨벙 놀던 하늘빛

산사 마당에 누웠네

 

죽지않는 저항 감각성 카오스

왈왈 짓지도 못하는 개

목살 길이가 둥둥 떠서 한정을 끌고 간다

 

이승만이 세운 나라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이승복 목소리가

수심 깊은 곳에 굴절되고 있다

 

죽은 그늘이 살아있는 햇빛을 말리고 있다

 

 

 

현재와 더불어 있으면서 맞닿아 있는길위를 흐르는 초침소리 경청하러 가보자. , , 초 중에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초침이다. 길위에 초침이 흐르고 있으니 미래는 올 것이다. 아니 이미 오고 있다. 바람을 잡으려는 시도를 흔히 헛된 수고라 하지만 바람 한 접시에는 입맛을 자극하며 상상력을 담을 수 있다. 차가운 현실 속에서도 새소리는 계절 신고 바람 엮으며 생존과 희망을 이어가고 있기에 초록별이 반짝인다’. 2연에서 등굽다는 표현을 보면 프랑수아 밀레의이삭 줍는 여인들이 생각난다. 넓은 들판에서 허리 굽혀 이삭 줍는 세 여인을 보고 있으면 한평생 몸과 마음을 다 바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땅 위에 몸을 낮춘 그들의 자세가 낙엽 쓸어 모으는 등굽은 추석하늘과 겹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비탈진 밭고랑 사이 굽은 허리에서 흐르는 땀은 등굽은 땀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굽은 나무가 제 수명을 누리고 자벌레는 몸을 굽혔다 펴면서 앞으로 나아가듯 경험해보지 못한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어둠 속을 더듬거린다. ‘푸른잎 둥둥 떠가는데/ 서러운 사진 한 장 나뭇가지에 걸려있고/ 투명 유리에 초록으로 서있는 푸른혈기에서 여우도 죽을 때는 자기가 살던 굴 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을 꺼낼 수가 있다.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빗대어 하는 말이다. 부모자식 관계는 하늘도 끊을 수 없는 사슬이라고 하지만 세상은 세대 차이라는 말이 생기면서 점점 갈등이 심해진다. 노후대책이 되어 버린 자식 농사라는 말앞에 서면 어깨가 점점 내려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부모품에서 태어나 하나가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잠깐 남이 될 수도 있기에 가시나무새 안주머니 가족사진/ 하루가 갓길에서 머뭇거린다고 하였다.

능동적인 힘이 있는 자식에게 부모는 주는 대로 받아먹기를 원하고, 또 입히는 대로 입기를 바라는 수동적인 그릇으로 키우려 한다. 하지만 나를 찾아다녔던 지난날의 삶은 잊어버리고 현상과 본질은 항상 둘이 되기를 원한다. 존재의 정당성을 증명하지도 못한채 푸른눈치는 그 가르침을 무작정 따라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초원 초침 촛불 초월해/ 앞서 걷는 눈초리에서 시인은 잠시도 쉬지 않는 초침을 바라보며 존재의 깊이를 향해 부르짖기라도 하듯 살래말래 말래살래하며 버들치 지느러미를 흔들고 있다.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다의성의 있는 시는 독자의 정서를 새롭게 하면서 사고를 넓혀주기까지 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 시부비는 것들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들여다보자. 부비는 속에는 마찰시키다 비비다 어루만지다 쓰다듬다가 들어있다. 몸의 어디에 숨어 있는지 불분명한 마음 한 자락/ 숙성 하는데 얼마나 걸릴까?’라며 시인은 묻고 있다. 마음은 좁은 의미에서 육신에 상대되는 지각 능력을 중심으로 인식되기도 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우주와 마음을 일치시키는 유심론적으로 보는 세계관의 마음 개념이 들어 있다. 중력에 따른 부력과 침전이 일어날 때 물의 흐름도 물의 수직 하강 이동으로 부벼가며 숙성되고 바람의 말도 심리상태에 따라 다르게 부비며 후숙되어 가고 있다.

밤낮 없는 휴대폰 정보만 들여다보며 서로 금을 긋고 금을 지우는 현시대를 보고 있노라면 조부비다라는 말이 생각난다. 조라는 곡식이 원래 잘 비벼지지 않아 비비다 보면 마음만 조급하고 초조해진다. 다정한 말 한마디 오매불망 조부비고 있는데 휴대폰에 빠져 관심조차 없으니 시들하기 그지없다. ‘산푸른 부전나비/ 북방 거꾸로 여덟 팔나비/ 나비세상온세상 친환경 나비효과를 만든다.꽃들에게 희망을이란 고전을 보면 땅바닥 기어 다니며 풀을 뜯는 애벌레들의 본성 안에는 이미 나비가 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이 깃들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들이 하니까 무작정 올라간다고 되어 있다. 좁고 답답한 고치안의 시간을 견디며 그 시간을 온전히 통과해야만 날갯짓을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산란 시기가 되면 암컷이 나무 사이를 느리게 날아다니는 나비세상도, 작은 변화가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나비효과도 다 부비고 있었기에 다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하얗게 머리를 들고/ 푸른골짝 부비는 흙집은 삶의 여정이 되고 새씨앗 전세상은 궁극적인 목표가 되어 따뜻함이 올라온다. ‘푸른들 농작물배양 국력배양 세균배양의 소중한 기억은 힘들 때 위로가 되고 좌절했을 때는 다시 일어설 힘이 되기도 한다. 삶의 어려움을 헤쳐나갈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영세불망永世不忘에서 초석에 새긴 일심 정기가 생기므로 마음속에 고통처럼 간직하면서 잊지 않겠다고 한다. 을 향해 산다는 것은 시속에서 자신의 영혼과 육체까지도 생살을 후벼파듯 부비고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람은 헤어진지 사흘이 지나면 눈을 비비고 상대를 쳐다볼 정도로 달라져야한다는 괄목상대刮目相對란 고사성어에서 볼 수 있듯이 살을 비비고 있던 시인은 국내에서 또 어느새 세계로 날아다니고 있으니 몰라볼 정도로 달라졌음을 알 수가 있다.

 

다음 시바다 부레타고 부력 얻어 하늘로, 물속으로 오르내리며 시를 감상해보자. 부레는 몸을 띄우거나 가라앉게 해주어 물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접근이나 침입을 저지하기 위해 가시철사를 그물처럼 얼기설기 엮어친 울타리를 보고 시린 철조망에 걸어놓은 젖은 눈물이라고 한다. 남북한을 가르는 DMZ과 민간인 통제선의 길이는 베를린 장벽보다 길다. 자유와 통일 그리고 소통의 길은 멀지만 장벽보다 강력한 것은 인간의 연결 욕구와 문화적 힘이다. 언젠가는 남북한 철조망도 마음속 장벽도 무너질 날이 올 것이다. 죄를 빌고 세상의 모든 사람을 구할 목적으로 한 층 한 층 기도를 쌓아올린 돌탑에는 성불하고 싶어하는 중생들의 발걸음이, 바람이, 햇볕이 몰려와 끈끈하게 배어있기에 고단함이 쌓아올린 돌탑이 될 수 밖에 없다.

산사 마당에는 첨벙첨벙 놀던 하늘빛도 누워있고 기도소리도 누워있다. ‘죽지않는 저항 감각성 카오스에서 보면 감각성은 빛이나 소리, 냄새 따위의 자극을 느껴 깨닫는 성질이고 카오스는 만물이 나타나기 이전의 혼돈상태이다. 무질서한 듯 보이지만 그 안에 일정한 규칙성이 내재되어 있는 카오스는 왈왈 짓지도 못하는 개/ 목살 길이가 둥둥 떠서개념 규정을 명확히 하고자 그 범위와 한계를 정한 한정을끌고 간다고 한다. 나라를 세우는 데에 공로가 많은 이승만이 세운 나라는 국민으로부터 아버지처럼 존경 받는 국부이다. 9살의 나이에 죽음을 무릅쓰고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하며 공산주의에 대해 반대를 외쳤던 이승복 목소리수심 깊은 곳에굴절되고 있다한 가족이 무참히 잔혹하게 살해 당하는 사건은 울진 삼척으로 침투한 무장공비에 의해 일어났다.

시인이 시에서 강조하듯이, 해놓은 실적이 거의 없는 반공교육의 강화가 우리 교육의 당면과제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조국과 민족에 대한 사랑의 소산인 소백산맥은 역사관을 바로 잡는 기반을 마련할 역사소설이면서 시소설이다. 생명보다 더 소중한 국가관이 들어있는 문학은 독서와 저자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나가며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나라를 위해 살다간 죽은 그늘이 후세들이 살아갈 햇빛을 말리고 있다라는 구절은 시대정신이 살아 움직인다는 것이다.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가슴으로 살기 때문에 미지로 굽이칠 수 있다. 정구민 시인은 과거를 떠나보내고 미래가 되기를 허락하고 있다. 의지의 결정체가 되어 환경시를 쓰면서 세계를 향해 달려갈 수 있다는 것은 시인의 가슴이 언제나 희망이고 따뜻함이 있기 때문이다.

 

 

#정구민 시인 약력

*충북 영동출생

*남과 다른 시 쓰기 동인

*가산 백일장 장원

*한국 방송통신대학교 국문과 졸업

 

# 이서빈 약력

경북 영주 출생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

시집:달의 이동 경로」「함께, 울컥」「올챙이를 산란하는 비요일

창의력 사전다수

한국 문인 협회 인성교육 개발위원

한국 펜클럽 회원

시인뉴스.모던포엠.스토리문학 편집위원

소설:소백산맥17권 영주신문 연재중 11권 출간

주소: 서울시 중랑구 겸재로 5487, 1101호 우)02208

이메일: happyjy8901@hanmail.net

 

권대현 (youngju@new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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