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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3-06-05 21:07

  • 박스기사 > 연재-이서빈 시인

달을 먹은 산 (5)

이서빈 대하소설 소백산맥 17권 중 제1권

기사입력 2023-03-2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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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밭길

 

중국 한나라 때 이릉은 중과부적으로 어쩔 수 없이 거짓항복한 것이며 그는 훌륭한 장수다.’라고 이릉을 위해 바른말을 해 유명한 중과부적(衆寡不敵)이라는 고사성어를 남기고 궁형을 당한 사마천의 초상화처럼 진옥은 수염이 사라지고 피부는 무말랭이처럼 쪼그라들고 팔다리는 머루 덩굴 같고 가슴뼈는 살 다 도려낸 돼지갈비처럼 툭 불거지고 두 눈은 웅덩이처럼 푹 꺼지고 눈빛은 흙탕물에 반사된 달빛 같고 햇빛을 못 본 머리카락은 실뿌리 같았다. 그렇게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린 순간에도 죽지 않은 것이 신기할 정도였다. 폭풍과 한파를 온몸으로 막아내는 어린 달녀가 너무 불쌍해 하늘이 도왔는지 진옥은 건강에 푸른싹이 돋자 어린 동생이 고생하는데 한 우산 아래 살면서 동생만 소나기를 맞게 하는 게 맘 아프면서 한편, 어린 것이 어떻게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가족애를 가지고 태어났는지 기특함과 짠한 생각이 교대로 가슴을 적셔 자신도 날품이라도 팔아야겠다 몸을 추스르던 어느 날이었다. 혈기 왕성한 청년 한 패거리가 집에 들이닥쳐 주인집 나락 가마니를 실어냈다. 이게 무슨 행패냐 호통치는 주인 할아버지마저 끌고 가버렸다. 그렇게 콧대 높게 굴던 며느리도 발만 동동 구르지 뾰족한 수 없이 며칠이 지나가고 뻐꾸기가 남의 둥지에 침입해 둥지의 새를 쫓아내고 둥지를 차지하듯 주인을 밀어내고 새 주인이 들어왔다. 논밭이 좀 많은 집이면 사흘이 멀다고 뺏기고 짓밟히고 반항하면 파리목숨처럼 죽는 일이 일어나는 흉흉한 시대였다. 그야말로 상실의 시대였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이상화 시의 대답에 봄이 올 생각은 전혀 안보인다 였다. 꽁꽁 얼고 찬바람만 횡포를 부리는 겨울이었다. 어쩌면 일본을 등에 업고 일본인보다 더 횡포를 부리는 사람이 있어서 그런지도 몰랐다. 한국 물정을 잘 모르는 일본인보다 가장 가까이서 누구 집에 무엇이 있는지를 환하게 아는 내부의 적 때문에 더 흉흉하게 엉클어지고 꼬이고 비틀어지는 때였다. 지옥이 있다면 아마 이것이 훌륭한 지옥일 거라고 진옥은 생각했다. 새 주인에게 하루아침에 거리로 쫓겨났다. 인정이라고는 벼룩의 간만큼도 없는 세월이었다. 갈 곳이 없어 막막한 달녀는 아버지와 오빠와 담 밑에 길고양이처럼 쪼그리고 앉았다가 일어서서 혼자 무작정 걸었다. 얼마를 걸었는지 배가 너무 고파 한 발자국도 걷기 어려워 길가에 주저앉았다 일어나 걷는데 길 건너편 국말이밥 식당이 보여 무작정 들어간다. 국말이밥을 먹으러 온 줄 알고 호들갑스럽게 인사를 하던 주인은 먹으러 온 게 아니라고 하자 인상이 확 달라지며 미간에 계곡을 만들고 눈꼬리를 사납게 치켜 올려 악마로 변했다. 그러나 달녀는 달리 방법이 없어 뱃속에서 용기를 꺼낸다. 열심히 일할 테니 잠자고 밥만 멀 수 있게까지 말을 들은 국말이밥 주인 여자는 달녀의 말허리를 자르고 고추가루처럼 매운 말을 퍼부었다. 개시도 안 한 집에 재수가 없을라이 별꼴을 다 보네. 도토리만한 지지바가 뭐 하는 짓이냐.며 노발대발 발꼬랑내 나는 말을 뿌렸다. 달녀는 속으로 도토리 안에 아름드리 굴참나무가 사는 걸 모르는 식당 주인이란 생각을 한다. 자신을 재워주고 먹여만 주면 몸이 부서지게 일할 수 있는데 몰라줌이 야속했다. 버선목처럼 자신의 속을 뒤집어 보일 수도 없는 달녀는 엉거주춤 문 옆에 서서 불현듯 가난은 불편할 뿐이지 부끄러움이 아니라는 아버지 말씀이 거짓말이라는 생각이 든다. 악기의 줄이 너무 팽팽하면 소리가 끊어져 버리고 너무 느슨해도 소리는 죽어버린다. 줄이 너무 팽팽하지도 느슨하지도 않은 중도일 때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고 소리가 흥겨워야 신나게 춤을 출 수 있는 것이다. 부자는 아니어도 너무 지독한 가난으로 기운 삶은 불편한 것이 아니라 비굴해지는 것이고 처참하게 짓밟히는 쪽으로 치우친 것이다. 한쪽으로 기울어 흙처럼 밟히는 것, 그러니까 남에게 불쌍하다는 동정마저도 짓밟히는 것 외엔 어떤 소리도 낼 수 없는 가난은 몇 킬로그램의 불편함을 견뎌야 할지 몇 센티미터나 비굴해져야 하는지. 몇백 리나 처참하게 짓밟혀야 하는지. 무시와 괄시를 몇 섬이나 받아야 하는지. 알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멍하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달녀를 주인 여자는 딱하다는 듯 혀를 끌끌 찬다. 아무리 인생에 행복도 고통도 잠시 다녀간다지만 저 어린것한테 저런 시련이 닥치다니 여기까지 생각한 주인 여자는 맘을 손바닥 뒤집듯 바꾼다. 정 갈 데 없으면 자고 낼 날 새거든 가거라. 내 적선하는 셈 치고 하루 재워주마. 식당 주인이 하룻밤 묵게 해준다는 말에 깜깜하던 밤길이 갑자기 환해지는 것도 순간, 안도의 숨 끝에 아버지와 오빠 걱정이 개미 떼처럼 몰려든다.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무능함에 가슴을 쓸어내리며 애써 잊어버리자고 자신을 다독이며 하룻밤 묵기로 한다. 주인 여자는 쌀쌀맞던 것과 달리 된장찌개에 밥 한 공기와 이거라도 먹으라는 말을 함께 차려 준다. 허기에 면역이 생겨 배고픔도 잊은 상태였으나 밥을 보니 다시 시장기가 돈다. 고맙다는 말을 밥에 섞어 게눈 감추듯 먹어치운다. 주인의 동정 가득한 눈빛에 찔려 피가 철철 흘렀으나 더 아픈 건 배고픔이라 아무렇지도 않았다. 달녀에게 무슨 일이 있든 시간은 제 갈 길을 묵묵히 간다. 어느덧 어둠이 햇볕을 모두 밀어내고 식당 문 닫을 시간이 되었다. 주인 여자는 식당에 딸린 조그만 방을 가리키며 오늘 밤 저기서 자고 낼 가거라. 서릿발 성성한 말을 던지고 가버린다. 안도의 한숨을 쉬며 하룻밤의 잠을 눕힐 방문을 열자 마늘이 땅바닥에 어지러이 널려있다. 마늘과 식자재들이 다 차지한 나머지 공간, 사람 하나 간신히 누울 공간을 얻어 몸을 눕힌다. 식자재들이 자신의 처지보다 낫다고 생각하니 서글픔이 온 방 가득 깔린다. 서글픔을 깔고 누우니 천장이 막막하게 자신을 내려다본다. 실강대 아래는 곶감이 주렁주렁 열려 몸을 말리고 실강대 옆으로 큰 유리 창문이 있다. 빛이 그 창문을 넘어와 곶감을 말리는 모양이다. 달을 따서 저렇게 주렁주렁 싸리 막대기에 꽂아놓으면 얼마나 환할까? 달 하나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를 달녀라고 부른다. ? 달녀인 내 길은 환하지 않고 자꾸 캄캄한 곳으로 떨어질까? 먹구름은 왜 달녀인 나를 가리려 악착같이 따라 다닐까? 보름달처럼 환한 날이 올까? 생각 사이로 곶감이 입을 유혹해 침이 꿀꺽꿀꺽 홍시를 탐하지만 꾹 참고 잠을 청한다. 오빠와 아버지 생각에 심장이 쿵쾅쿵쾅 천둥을 쳐댄다. 방안에 싸늘한 냉기와 문풍지를 흔들어대는 바람 소리가 36.5도의 체온 속으로 마구 파고들자 잠은 어디로 가버리고 오지 않는다. 방은 냉방이고 덮을 것이 없어 잠은 따뜻한 온돌방을 찾아 떠난 것이다. 없는 잠을 부르느니 차라리 일어나 앉아 마늘을 까야겠다고 마늘을 집어든다. 마늘도 쪽쪽이 모두 모여 이렇게 붙어 함께 울타리를 만들어 사는데 우리 가족은 왜? 이리 뿔뿔이 또 이별해야 하는지. 혼자 미친 사람처럼 중얼거리며 마늘을 깐다. 손이 아리도록 껍질을 다 벗긴다. 반들반들 오동통통 실한 몸들이 탱글탱글 우윳빛을 발기하고 있다. 마늘을 다 까고 땅콩을 집어드니 땅콩들도 한 꼬투리에 둘, 셋씩 온기를 나누며 들어있다. 기특한 생각이 든다. 토실한 땅콩 알들을 바구니에 담아 밀치며 선조들이 마늘, 땅콩이란 이름을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을 팔꿈치에 접어서 베고 눕지만 잠은 새벽녘에서야 들어왔는지 주인이 오는것도 모르고 잠속에서 헤매다 시끄러운 소리가 귓속을 파고들어 일어나니 해가 중천에 떴다. 문틈으로 내다보니 빗자루는 바닥을 쓸며 장사준비에 분주하다. 달녀는 후다닥 몸을 일으켜 식당으로 나가 쓸고 있는 빗자루를 빼앗아 대신 쓸기 시작한다. 주인은 빼앗긴 빗자루를 보며 멍하니 서서 아무 말 없이 빼앗긴 빗자루가 바닥을 쓸듯 이런저런 생각을 쓸어 수북하게 쌓는다. 주인의 생각마저 쓸고 식탁까지 물걸레로 닦고 나서 더 할 일을 찾는 그녀에게 주인은 고것 꽤 짠데. 그래 몇 살이로? 열한 살 이씨더. 집은 어디고? 집 없니더. 야가 시방 누구하고 농담 따먹기 하나? 주인 여자의 정색에 달녀는 아이래요. 농담 따먹기가 아이고 진짜 없니더. 진지한 달녀의 말에 식당 주인은 이상하다는 듯 눈을 들어 달녀의 얼굴을 쳐다본다. 부모님은? 엄마는 거랑에 빨래하로 갔다 일본눔들 한테 납치당하고 아부지는 아프시고 오빠도 아프고 그래서목소리는 점점 쥐구멍으로 기어들어 간다. 그래 아버지하고 오빠는 어디 계시나? 두들마요. 그래? 두들마면 이 뒷동네 아니냐? 그럼 너 이름은 뭐니? 아니 아버지 함자는? 사투리와 표준말을 섞어가면서 숨도 안 쉬고 물어댄다. 아부지는 하선비요. ? 하선비? 너희 아버지가 하선비란 말이지? . 선비이기도 하재만 아부지 성함이 선비씨더 하선비. 그래, 하선비 집안이 왜 이렇게 되었지? 내 잘은 모르지만, 하선비 소문은 들어 알고 있다. 니가 그 하선비 딸이란 말이지? , 그 집 딸 옥련이씨더. 에그 딱하기도 하지. 그 왜눔들이 원수 덩어리지 누구를 탓해. 말 사이로 뱃속에서 염치도 없이 꾸르륵 소리가 바깥으로 튀어나온다. 그러고 보니 늦은 점심 먹고 어제 저녁도 못 먹었구나. 쯧쯧, 주인 여자는 허겁지겁 주방 쪽으로 가더니 반찬을 주섬주섬 꺼낸다. 얼른 이리 와서 밥 먹으렴. 어제 팔고 남은 밥이지만 시장이 반찬이니 어서 밥부터 먹어라. 하고는 흰쌀밥을 고봉으로 퍼준다. 나물도 처음 보는 나물 무침이다. 허겁지겁 단숨에 밥이고 반찬이고 다 뱃속으로 집어넣고 쯧쯧 주인의 혀 차는 소리로 입가심을 한다. 안쓰러움이 하얗게 밴 목소리로 그래 어젯밤에 배가 고파 잠도 못 잤구나. 방도 추웠지? 측은하고 가여운 눈초리가 쳐다본다. 아이래요. 고맙게 잘 잤니더. 주인 여자는 달녀가 나오면서 미처 닫지 못한 방문을 닫으려다 깜짝 놀란다. 아니! 저 많은 마늘과 땅콩을 다 깠네. 어린것이 손끝이 저래 야물고 부지런하노? 우선 갈 데 없음 여기서 잔심부름이나 해줄래? 주인 여자의 입술 사이에서 나오는 뜻밖의 말에 달녀는 너무 기뻐 ! 머든지 씨게만 주시믄 다 할께요. 머부텀 하믄 되니껴? 씨게기만 하믄 머든지 다 하니더? 숨도 안 쉬고 뱉어내는 어린 말에 주인 여자는 멍하니 미닫이 유리문 밖을 내다본다. 그 또래 자신의 딸은 아무것도 할 줄 모르고 투정만 부리는데 너무 일찍 철이 든 정답 없는 인생길에 가슴이 짠하다. 지금 할 건 없다. 조금 있다 할 일 갈캐주마. ! 참말로 참말로 고맙니더. 달녀는 코가 땅에 닿도록 머리를 숙인다. 걱정과 막막함을 내쫓고 들어온 평안함이 고요한 물결처럼 찰랑댄다. 임시로라도 밥 먹고 잠잘 수 있는 곳이 생겼다는 마음에 흥 바람이 인다. 아무리 힘들어도 열심히 하리라 다짐한다. 어린것의 일찍 철든 모습에 식당 주인은 안쓰러움과 연민이 번져 자식처럼 보살펴 주리라 마음 줄을 팽팽하게 죈다.

 

상엿집에 입주하다

 

한편, 달녀의 아버지와 오빠는 달녀가 오기만을 기다리다 목만 길게 늘어나고 달녀 그림자도 보이지 않자 우선 추위 피할 곳을 찾아다니지만, 어디에도 갈 곳이 없다. 짧은 겨울 해는 인정사정없이 무자비하게 자기 갈 길을 가버린다. 어둠이 모이를 던진 공터에 새떼 몰려들듯 바람과 추위 서글픔이 괴로움과 함께 몰려든다. 그 무엇이든 바람과 추위와 서글픔과 괴로움을 다 쪼아 먹고 뼈만 앙상하게 남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사방 어디를 보아도 발을 디디거나 풀 한 포기 잡을 곳 없는 아득한 절벽이다. 바람은 더 사납게 이빨을 허옇게 보이며 달려든다.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 아버지와 동생 때문에 질경이처럼 참고참고 또 참으며 살아야 한다. 살아야 한다는 의지의 주문을 외자 번개처럼 스치는 곳이 있다. 갱변가에 상엿집, 모두 무섭다고 그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아 상여가 혼자 사는 상엿집. 진옥은 우선 추위를 피해야 했기에 짚으로 이엉을 엮어 지붕과 벽을 만들어 새끼줄로 엉성하게 엮어놓은 상엿집 안으로 들어간다. 돌바닥에 상여 한 대가 둥그러니 앉아있어 소름이 돋는다. 바람은 집요하게 밑바닥으로 찬 기운을 끌고 기어들어 온다. 금방 귀신이라도 나올 것 같이 머리가 쭈삣쭈삣 하늘로 뽑혀 올라간다. 그렇지만 지금으로선 당장 달리 방도가 없다. 그래 구신들 다 나와라. 내하고 한 판 붙어보자. 일부러 허세를 부리며 자신 속에 귀신들을 불러댄다. 겁이 겁을 이겨야 하는 상황. 겁을 없애려 겁을 불러들이지만, 도깨비도 귀신도 한 놈도 나오지 않는다. 그래. 자신이 없으니까 비겁하게 다 쫓게 갔겠지. 당분간 여게서 우리가 신세 쪼매 질 거다 알았제. 진옥은 그렇게 자신 속에 들어온 귀신과 한바탕하고는, 멀쩡하게 살아있는 아버지를 상여에 눕히고 밖으로 나오는데 눈물이 주르르 흐른다. 눈물의 가출이 몸속에 슬픔 아픔 괴로움을 모두 데리고 나왔으면 좋으련만, 진옥은 소매로 눈물을 훑어버리고 논바닥에 깔린 짚단에 눈을 털고 영차영차 끌어다 바닥에 깔고 바람구멍을 틀어막는다. 나머지 짚으로 아버지 무릎을 덮는다. 아들보다 짚이 효자 노릇을 한다. 그래 위기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견디는 것이다. 어제부터 굶은 아버지는 헛소리도 못 할 만큼 지쳤지만 진옥은 견디기위해 거리로 뛰쳐나간다. 드문드문 집이 있지만, 암흑 속이다. 암흑 속에서 먹거리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 하늘의 별은 동심으로 딸 수 있지만, 입에 풀칠은 손과 발로 거두어야 한다. 진옥은 어느 집 앞을 지나가다가 무 구덩이를 발견한다. 입구를 틀어막은 짚단을 빼낸다. 바닥에 넙죽 엎드려 팔을 구덩이 속으로 넣는다. 운 좋게도 무와 배추가 손을 덥석 잡는다. 배추 한 포기를 꺼내고 무 한 개를 꺼내기 위해 손은 넣는 순간 무엇인가 손가락을 꽉 문다. 기겁을 하고 다시 손을 빼는데 살이 쪄서 번들번들한 쥐 한 마리가 손을 따라나와 밖으로 도망간다. 손 없는 쥐도 저리 잘 먹고 살이 포동포동한데 두 손을 가진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잠시 쥐가 간곳을 보며 생각하다 다시 손을 넣어 무 한 개를 더 꺼낸다. 찝찝했지만 어쩔 수 없다. 진옥은 누가 뒤에서 따라오는 것 같아 연신 뒤를 돌아보며 칼바람을 헤치며 땀이 나도록 뛰어 아버지가 누워있는 상엿집에 도착한다. 입으로 무 껍질을 깐 다음 무를 씹는데 꼭 쥐가 씹히는 것 같은 역겨움을 꾹꾹 참고 씹어서 아버지 입에 넣어준다. 다행히 소가 되새김질하듯 질겅질겅 무를 드시는 아버질 보며 안도의 숨과 죄스러움이 합집합으로 겹친다. 행상 집에서 짚을 깔고 덮고 무를 먹고 배추벌레처럼 배추를 갉아 먹고 하룻밤을 눕힌다. 밤새도록 행여 나가는 꿈을 꾼다.

오호 오호 에히넘차 호오히

호오호 호오호 이히넘차 호오호이 호오우넘차 호오이

고래 등 같은 집을 두고 호오우넘차 호오이

간다 간다 나는 간다 호오우넘차 호오이

하직 인사를 하온 후에 호오우넘차 호오이

잘 있거라 부모 동기 호오우넘차 호오이

알들살뜰 모은 재물 호오넘차 호오이

오늘날에 막죽이라 호오넘차 호오이

산도 깊고 험한데를 호오넘차 호오이

준령 태산을 올라갈 때 호오넘차 호오이

까시덤불을 헤쳐가며 열두 봉을 드나듦에

산은 깊어 험한 굴은 조심하여 운상하소.

상여 놓는 소리

오호 오호 에히넘차 호오히

다 왔구나 다 왔구나! 북망산천에 다 왔구나

삼십이 명 동군들에 좌정하여 내래 주소

조심하여 내래주소 오호 넘차 오호이

어여! 어여! 어여영차 어여! *상여소리: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인용

밤새도록 누군가의 죽음을 싣고가는 행상 운구 소리와 요령 소리를 듣다 눈을 뜨니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있다. 아버지의 코 밑에 얼른 손을 대어본다. 약하지만 아버지는 숨을 쉬고 있다. 안도의 숨을 쉰다. 여전히 추위란 놈이 아가리를 벌리고 달려든다. 아버지 허기를 채울 음식을 구하기 위해 햇살 한 홉도 들지 않는 행여 집을 나오다 움찔한다. 남자 두 명이 상엿집으로 걸어오고 있다. 진옥은 그 자리에 서서 그들을 기다린다. 신고가 들어와서 왔니더. 여게 들어가시믄 안 되니더.

제복을 입은 남자들은 둘 다 둥글넓적 제법 인심이 좋게 생겼다. 진옥은 그들을 보며 말한다. 그래믄 집도 절도 없고 갈 곳도 없고 몸이 아픈 아부지를 우째란 말이이껴? 차라리 우리 부자를 델꼬 가소. 두 사람은 어이가 없다는 듯 서로를 쳐다보며 눈빛을 교환한다. 이 추위에 나 참. 아무튼, 여서는 나가시야 되니더. 한심하다는 듯 말을 던져버리고 헛기침을 뱉으며 가버린다. 그들이 가고 진옥은 바람을 막기 위해 짚을 더 가져다가 밑바닥으로 기어들어오는 바람을 막았지만, 밤에는 바람이 용하게도 기어들어 온다. 모닥불을 좀 피우고 싶은 맘이 간절하지만, 누군가 보고 또 지서에 신고 할까 그것도 어렵다. 아버지는 점점 더 기력이 쇠했지만 뜨거운 물 한 방울 얻을 곳이 없다. 언덕배기에 은은하게 호롱불 빛이 새어 나오는 어떤 집에 무작정 가니 다행히 대문이 없는 집이다. 안으로 들어서자 노인이 기침을 하면서 나온다. 누구이껴? 지내가는 사램인데 뜨뜻한 물 한 대집 얻어먹고 싶어서 들랬니더? 이 추운 날씨에. 쪼매이만 기다리소. 허리가 기역자로 굽은 노인은 다시 어머니 뱃속으로 들어갈듯한 자세로 웅크리고 부엌으로 들어가더니 물을 데워온다. 뜨거운 물을 후후 불어가면서 한 대접 먹고 나니 속이 따뜻해서 살 것 같다. 저어 지송 한데요. 뜨뜻한 물 한 대집만 얻어갈 수 없니껴? 가다가 추울 때 먹게요. 얼굴도 손도 가죽만 남은 노인은 부엌에 가서 뜨거운 물을 병에 담아 준다. 고맙다는 말을 두고 행상 집으로 향한다. 아버지는 눈도 뜰 기력이 없는지 눈을 감고 죽은 듯이 누워있다. 물을 입으로 넣어 드리자 목이 얼마나 말랐는지 더 달라고 하신다. 물을 반쯤 다 드시고는 좀 정신이 나는지 여기가 어디냐고 물으신다. 아무 말도 할 수 없어 아부지 잠깐만요! 하고는 얼른 밖으로 나온다. 따뜻한 물이라도 한 모금 드시게 해 다행이라며 애써 처량함을 자위하면서 또 어딘가로 가서 아버지가 드실 무언가를 구해와야 한다는 막막한 생각으로 멍하니 있는데 두 남자가 들어오더니 걸음도 제대로 걷지 못하는 아버지를 부축해서 지서로 데리고 간다. 지서 안에 들어서니 천당이다. 저녁이 되니 국말이밥 한 그릇씩을 준다. 찬바람도 없는 곳에서 허기진 배도 채울 수 있고, 잠도 잘 수 있어서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지만, 그 행운도 잠시뿐 다음 날 그들은 감금했던 문을 열며 나가소. 그 상엿집에는 다시 가시믄 안 되니더. 알았니껴? 당부를 내렸지만, 귀를 닫고 아버지를 부축해 지서를 나온다. 가도 가도 자갈밭길에 차디찬 바람뿐이다. 세상에 온기는 모두 어디로 숨었는지. 망망한 바다에 부레 없는 물고기 신세가 되었다. 쉼 없이 헤엄을 치지 않으면 가라앉겠지. 방향 전환도 할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상어나 방향 전환이 자유로운 자신이나 다를 건 하나도 없다는, 진옥이 혼잣말로 읊조린 말들이 날개를 달고 허공을 날아다니고 있다. 세상천지 이 넓고 넓은 땅덩어리 이 작은 몸뚱이 하나 눕힐 곳이 없다. 늑골에 고여 있던 슬픔이 안개처럼 기어 나와 온 우주를 다 덮는다. 아늑함보다 더 아늑한 말이 있을까. 눈물 한 방울마저도 용서치 않는 이 절벽. 절벽의 등 뒤에서 동백꽃이 붉은 울음을 쏟아낸다. 여승의 생리처럼 울컥울컥 쏟아내는 붉은 꽃물 같은 삶. 바람은 자꾸만 불어 차디찬 마음은 허공에 얼어붙고 막막한 절벽에서 자란 슬픔꽃이 송이송이 피어난다. 저 동백처럼 붉은 슬픔은 누구의 자궁에서 피어났을까. 깜깜한 밤 누군가의 간절한 기도가 단추를 눌려 환해질 수 없을까? 오래된 궁리가 맨발로 걷다가 티눈이 박혔나? 도대체 어떤 궁리도 떠오르지 않는다. 가혹함만 절뚝이며 다가온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터널. 진옥은 해가 뜨기를 기다리며 한 발 또 한 발 어둠을 내딛고 있다. 언젠가는 인생꽃이 찬란하게 피어나리라. 막연한 희망씨를 가슴에 품으면서. 갈 곳은 없다. 다시 상엿집으로 갈 수밖에. 다른 묘수는 그를 찾아주지 않는다. 진옥은 아버지를 업고 그 상엿집으로 다시 걸어간다. 아버지의 몸은 짚푸라기처럼 가벼워 눈물이 줄줄 흐른다. 아버지께 들킬까 두려워 아버지를 짚 위에 눕혀 놓고 밖으로 나온다. 춥다는 말도 배고프단 말도 모두 빼앗긴 아버지를 진옥은 도둑질이라도 해서 먹여야 하는 절박함에 허기 달랠 것을 구하러 발걸음을 데리고 다닌다. 발걸음도 얼어붙는 날씨다. 뜨거운 국물이 필요해 한참을 헤매다 어느 식당으로 막 들어서려는 순간. 저쪽에서 붙들이가 걸어와 피하려 했으나 피할 곳이 없다. 진옥은 자신도 모르게 눈에서 갑자기 독기가 서리고 혈압이 오른다. 차가움밖에 없던 몸속에 갑자기 열이 펄펄 끓어 열기를 간신히 안으로 삭히며 말없이 서 있는데 붙들이가 옆에 온다. 니 진옥이 아이라. 추운데 왜 여게 서있노? 그 고약한 주둥이에 어떻게 저리 살가운 말이 살고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부드럽게 말을 붙여온다. 그 악랄한 주둥이서 나오는 말이 부드러우면 그 안에 어떤 흉측한 계략이 숨어있는지를 몸으로 체험한 진옥은 붙들이 말에 치가 떨린다. 신경 끄시지. 진옥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상엿집으로 다시 들어온다. 그러나 막돼 처먹은 저놈. 그놈의 막막이 집요하게 따라붙어 분노와 증오와 원망을 키우게 하고 희망까지 막막하게 한다. 오르막 장막 망막 정막, 막이란 막자를 모두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 유황불에 태워버리고 싶다. 그러나 이런 막에 대한 분노와 증오와 원망을 키우는 데 허비할 시간조차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 아버지가 종일 아무것도 못 드셨기 때문에 또 먹을 것을 구해와야 한다는 초조가 발걸음을 재촉 한다. 그런데 그 앞에 또 그놈의 막돼 처먹은 붙들이가 막대처럼 서 있다. 왜 여게 있노? 붙들이의 말이 아무리 부드러워도 진옥의 귀엔 부드럽게 들릴 리가 없다. 이 불개 같은 새끼야. , 여게가 어덴데. ? 여게까지 와서 사램 열을 돋구노? 니눔이 아이래도 충분히 힘드니까 기어가라. 상관하지 말고 빨리 꺼지란 말이따.

진옥은 속에 부글부글 끓고 있던 화를 있는대로 끄집어내서 말 화포를 쏘아댄다. 말 화포 화살이 동나자 진옥은 작은 돌멩이를 집어 그에게 마구 던진다. 그 돌멩이는 정통으로 그의 정수리를 맞혀 몸속에 있던 피를 밖으로 줄줄 흐르게 한다. 진옥은 정수리에 흐르는 피를 집까지 데려다준다.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은 집. 그쪽으론 오줌도 누고 싶지 않은 그 집을 어쩌다 또 왔다. 그러나 붙들이 머리에서 흐르는 피가 멎는 것이 우선이라 대문 안으로 들어선다. 상머슴 형과 붙들이 아버지가 마침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다가 붙들이를 보자 기겁을 하고 달려온다. 이게 우짼 일이로? 먼일이라 말이로? 날래 뛰가서 의원을 델꼬 온나. 붙들이 아버지의 혹삭스런 말에 옆에서 눈알을 굴리며 서 있던 상머슴 형은 ! 짧은 대답을 뱉어 놓고 재빨리 의원을 데리러 뛰어간다. 붙들이 아버지는 독사 눈처럼 눈에 독을 내뿜고는 니가 그랬나? 독이 밴 혀를 날름거린다. ! 머야? 니눔이 감히 우리 붙들이를. 붙들이 아버지가 부들부들 떨며 피를 지혈시키는 사이 진옥은 상엿집으로 돌아온다. 춥고 배고프고 걱정이 겹쳐 밤이 와도 잠이 오지 않는다. 아버지는 미동도 하지 않고 누워있다. 새벽녘 아버지 밥을 구하기 위해 막 행여 집을 나서는데 꿈에도 볼까 두려운 붙들이가 또 아무렇지도 않게 눈앞에 서 있다. 저리 꺼져! 니 우리 집에 잠깐 가자. 싫다믄? 그래도 가이된다. 진옥은 붙들이 머리에서 피를 꺼낸 죄가 있어 어쩔 수 없이 붙들이를 따라간다. 배도 고프고 잠도 못 잔 탓에 현기증이 진옥 정신을 휘청휘청 휘더니 어지러웠고 눈을 뜨니 붙들이가 머리맡에 앉아있다. 진옥은 벌떡 일어나려 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아 다시 누웠으나 마음은 아버지한테로 가고 있다. 다시 눈을 감았다 떴다. 아무도 없다. 아버지 걱정에 일어나 비틀거리며 상엿집으로 간다. 그런데 어찌 된 일인지 아버지가 안 계신다. 어디로 가신 걸까? 이 추위에 빈 뱃속으로 성하지 못한 몸으로. 미친 듯이 밖으로 나와 아버지를 찾았으나 보이지 않는다. 지서에 가셨나 해서 들려 보았지만 허사다. 몇 시간을 헤매다 다시 상엿집으로 오니 붙들이가 와 있다. 진옥은 그를 쏘아보며 왜 또 왔노? 치료비 내가 벌어서 물어 줄꺼이까 다시는 여게 얼씬도 하지 마라. 이 불개 새끼야. 빨리 꺼져 당장 꺼지란 말이따 개새끼야. 분노살이 날아간다. 붙들이는 전과 달리 말에 독을 다 빼고 부드럽게 말한다. 너 아부지 우리 집에 있다 퍼뜩 와봐라. 그 말만 남기고 붙들이는 가버린다. 진옥은 아버지를 모셔와야 한다는 생각으로 붙들이 집으로 향한다. 참말로 그림자도 들여놓고 싶지 않은 집. 아버지를 모셔와야 하기에 죽기보다 싫어도 해야만 하는 운명이 진옥의 가슴을 갈가리 찢는다. 아버지는 머슴채가 아닌 안채에 마치 죽은 사람처럼 꼼짝도 않고 눈을 감고 누워있다. 아부지! 아무 대답도 없다. 붙들이 아버지는 옛날 붙들이 아버지가 아닌 듯 지끔 마이 지쳤으이 몬 일날 꺼다. 오늘 여게서 자고 내일 일나믄 모시고 가라. 말을 내뱉고 나가 버린다. 진옥은 맥이 빠져 우두커니 서 있는데 상머슴 형이 밥상을 들고 들어온다. 마음 같아서 마당 바닥에 집어 던지고 싶지만, 아버지 때문에 넘어오는 울화를 참고 있는데 붙들이 들어온다. 미안타. 니 아부지 나을 때까지만 여게 있그라. 그래고 밥 머라. 하고는 손을 잡아 앉힌다. , 손을 뿌리치다 그의 아픈 상처를 건드렸는지 붙들이는 상처 부위를 한 손으로 잡고 인상을 찡그리며 그래도 미안 하데이. 할 말이 없데이. 죽을죄를 졌다. 하고는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방을 나간다. 기가 막혀 그대로 주저앉는다. 잠시도 있고 싶지 않은 방구석에 있자니 가시방석이다. 밖에는 인기척이 없다. 상머슴 형이 아버지 입에 쌀죽을 떠 넣는다. 치우소 고만. 그 더룬 죽 안 머도 사니더. 지끔 당장 아부지 업고 갈 거이까 그래 알고 상머슴 형도 저리 비키소. 하고 밀친다. 순간 철썩, 송판때기 같은 손바닥이 진옥의 뺨을 후려친다. 진옥은 상머슴 형을 째려보며 소리지른다. 매쳐꾸만! 왜 때리니껴? <다음호에 계속>
 

이서빈 약력

경북 영주 출생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달의 이동경로’‘함께,울컥민조시집저토록 완연한 뒷모습’ ‘창의력 사전

한국 문인 협회 인성교육 위원

한국 펜클럽 회원

시인뉴스.모던포엠.현대시문학 편집위원

권대현 (youngju@news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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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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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재호
    2023- 04- 05 삭제

    정말 오갈데 없는 남매의 어려운 참상이 눈에 보이는듯 참담 합니다. 예전엔 어찌 그리 살기가 힘들었는지? 흡혈귀 같은 양 반 놈들의 학정에 모든것 다 뺏기고 마누라 자식까지 뺏겨야 했던 나라 같지도 않은 조선이란 썩어빠진 나라 이러니 외세에 나라를 뺏기지 않을 턱이 없겠지요. 초근 목피에 바닥까지 내몰린 우리 선조들의 삶을 생각하면 울분이 치솟네요.

  • 고윤옥
    2023- 03- 31 삭제

    맛있는 빵을 먹고 호사를 누리는 기분으로 풍요로운 문장에 빠져듭니다 어쩜 이리도 많은 단어들을 엮을 수 있는건지 감탄하며 다음호를 기다립니다

  • 여윤동
    2023- 03- 26 삭제

    기구한 삶이다. 민족이 걸어온 단면이기도 하다. 진옥남매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서광을 기대해본다.

  • 글빛나
    2023- 03- 23 삭제

    밤새도록 누군가의 죽음을 싣고가는 행상 운구 소리와 요령 소리를 듣다 눈을 뜨니 온몸이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있다. 아버지의 코 밑에 얼른 손을 대어본다. 약하지만 아버지는 숨을 쉬고 있다. 안도의 숨을 쉰다. 아버지 아버지 우리들의 아버지. 소설을 읽으려니 먹먹해진 가슴이 애려옵니다,,,

  • 이승경
    2023- 03- 22 삭제

    그시대는 어림도없을 행복지수! 지옥이 따로 없는삶을 그 누가 온몸으로경험을 했겠는가! 우리나라 현재 행복지수59위, 모든 생명은 인간들로 인해 고통과 굶주림,오염으로 죽임을 당하고있다. 진옥과달녀의 처절한 몸부림은 인간의 욕망과 욕심,이기심의 한계를 오늘날 우리들에게 아이러니한 한 역사를 보여주고 있는것 같다!

  • 글가람 안태희
    2023- 03- 22 삭제

    흙탕물에 반사된 달빛이 눈에 선하다. 다양한 상상력의 문고에서 모두 표현되어 마음을 설레게 하고 현실성으로 느끼게하는 묘미를 맛보게한다.

  • 이진숙
    2023- 03- 22 삭제

    풍요로움이 넘치고 배불리 먹고 살이 쪄 다이어트 하는 세상에 먹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슬픔이 무엇인지 중과부적으로나마 느껴봅니다. 시적인 표현과 술술 읽히는 마력의 리듬. 다음이 기다려집니다.

  • 박미라
    2023- 03- 21 삭제

    집요하고 길고 긴 시간은 불행이 너무도 불행할 때 진옥이의 시간을 함께하기에는 눈물이 가슴을 범람하다가 씀바귀만 울컥울컥 솟구치게합니다 일본인보다 더한 이웃...문장마다 시가 되고 한이 되고 다 죽어가는 모습이 그려지다가 한여름 독오른 뱀눈처럼 몸서리도 치다가 달녀라는 말에 달을 통째 삼키다 목에 걸려 컥소리도 못내게 하는 5편...지독한 시간을 경험해 봅니다 6편에서는 숨이 조금은 쉴 수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단림을 한숨을 내쉽니다

  • 이정화
    2023- 03- 21 삭제

    춥다는 말도 배고프단 말도 모두 빼앗긴 아버지를 진옥은 도둑질이라도 해서 먹여야 하는 절박함에 허기 달랠 것을 구하러 발걸음을 데리고 다닌다.--가난이라는 말 사흘 굶어보지 않고 배고픔 이라는 말 하지 말라던가. 일제시대 모두를 빼앗긴 사람들이 거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때의 이야기를 진욱이네 집을 무대로 섬세하게 표현했다 최서해의 '탈출기'를 읽으며 느꼈던 가난, 염상섭의 '파산'에서도 가난이 얼마나 극심한지 느꼈던 배고픔. 60년대 이후는 이런 가난이 사라진 후 였다 지금은 정말 좋은 시대에 살고 있음을 감사한다

  • 장정희
    2023- 03- 21 삭제

    달을먹은산 읽을스록 빠져드네요 위기는 극복하는게 아니라 견디는것 늑골에 고여있던 슬픔이 안개처럼 기어나와 온 우주를 다덥는다 멋진 표현 가슴에 새겨봅니다 진옥 가족의 아픔에 눈물이 나네요 다음호가 기대되네요

  • 정구민
    2023- 03- 21 삭제

    서럽고 치욕스런 동백꽃처럼 붉은 슬픔 무말랭이 처럼 쪼그라드는 배고품 눈빛은 흙탕물에 반사한 달빛 같고 화도 치밀고 슬퍼도 너무 슬프네요 다음호가 기다려 집니다

  • 곽앙시
    2023- 03- 21 삭제

    스웨덴은 지금 아침 6시 반. 아침에 맞지 않게시리 소설속 진옥의 먹구름같은 상황들...분이 안풀려 이 부득부득 갈아야 살아지는 진옥의 서러움처럼, 오늘 여기 날씨도 짙구름이 가득합니다. 뭔지 아침부터 예술작품을 대하는 느낌입니다.

  • 최이근
    2023- 03- 21 삭제

    도움받던 할아버지집도 못가고 일본인보다 더악랄한 일본인앞잡이가 판을치고 정말기구한 운명에놓인 사람들 가족에 정이 무언지 서로를 버릴수없는 사랑 앞으론 조금편해지려는지 다음 호를기다립니다

  • 이 옥
    2023- 03- 21 삭제

    5회차는 가시밭길이네요 얼마나 힘든 길일까 여러번 읽게 됩니다 시인이 쓴 소설이라 시어도 많고 재미도 있고 역사를 통한 풍부한 지식까지 얻고 있습니다 갈수록 무한한 능력으로 어디까지 섭렵하실지 회차가 거듭될수록 기대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네요